[전문의 기고] 여성의 말 못할 사정...남성이 꼭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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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oonHoo 작성일22-08-04 09:37 조회2,1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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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 문제로 인해서 필자의 한의원을 찾는 여성들의 경우 남편 모르게 혼자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남편과 함께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 사이에 흐르는 냉랭한 기운은 언제나 비슷하다. 남편은 성관계를 회피하는 부인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볼멘 표정으로 흘끗 거리고, 부인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편을 원망하듯 억울한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펑펑 울어버릴 것만 같다. 부부가 둘 다 내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는지, 누구 편을 들어줄지 궁금한 눈치다.
많은 남성들이 파트너가 성관계를 피하는 낌새가 보이면, ‘다른 남자가 생겼나? 내가 싫어졌나? 권태기인가?‘ 등의 좋지 않은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파트너에게 신체적 혹은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한 대화를 시도해 본 남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가 성관계를 회피하는 이유?
당신이 싫어서가 아닐 수 있다. 여성들의 말 못할 사정, 바로 여성질환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 질환으로 질염, 질건조증, 방광염을 꼽을 수 있다. 남성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질병일 수 있다.
그녀의 말 못할 사정, 첫 번째 '질염'
질염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혹은 세균이나 곰팡이, 기생충 등의 감염으로 인해서 발생하게 된다. 불쾌한 질 분비물이 많아지고 좋지 않은 냄새, 가려움, 화끈거림, 따끔거림 등이 느껴지게 된다. 성관계 시에 ‘질 분비물이 흘러나오면 어쩌나’, ‘악취가 나면 어쩌나…’, ‘지금도 너무 아픈데 성관계하고 나면 더 심해질 거 같은데…’ 등등 온갖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불편한 상태에서 흔쾌히 성관계를 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질염은 재발도 잘하는 질환이어서 파트너가 질염이 잘 걸리는 체질이라면 건강한 상태가 될 때까지는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그녀의 말 못할 사정, 두 번째 '질건조증'
그 다음은 애액이 부족한 질건조증이다. 애액은 성관계 시에 윤활 역할을 해서 마찰을 줄여주고 성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애액이 부족해지면 윤활이 그만큼 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은 질과 외음부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성관계 시마다 이런 고통이 반복되면 성생활 자체를 혐오하는 단계까지 가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남성은 애액이 조금 부족한 단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느끼지 못하고, 여성이 심한 통증을 느낄 정도가 돼서야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여성이 어느 정도의 고통을, 어떻게 느끼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남성도 스트레스가 많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때 발기력과 강직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여성도 스트레스 상태, 걱정거리, 건강상태, 흥분 정도에 따라서 애액 분비량이 달라진다. 애액분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지만 애액분비와 성교통이 몇 달 혹은 몇 년씩 지속됨에도 어떤 해결이나 치료를 받지 않고 무조건 성관계를 회피하기도 한다.
최근 50대 초반 여성의 경우도 성관계 트러블로 이혼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야 치료를 결심하고 필자를 찾아왔다. 지금까지 남편과 23년을 살면서도 한번도 안 아팠던 적이 없었다고 한다. 성관계는 원래 아픈 것인 줄 알고 참고 살아왔다고 한다. 오랜 기간 이렇게 힘들게 성관계를 해왔다는 것을 그 남편은 알고 있을까.
그녀의 말 못할 사정, 세 번째 '방광염'
마지막은 방광염이다. 부부관계만 하고 나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로 달려가는 여성들이 있다. 성관계후 방광염이 재발하기 때문인데, 심한 경우에는 성관계 도중에도 방광부위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방광염을 앓았던 여성은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의외로 만성적인 방광염으로 시달리는 여성이 많다. 이처럼 방광이 약한 여성은 성관계 시 방광이 자극되거나 감염이 되면서 방광염이 재발하게 된다. 배뇨 시 극심한 통증과 방광통증 등은 그 어떠한 통증보다도 괴로운 통증이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니 ‘이번 성관계 후에도 방광염이 재발하면 어쩌나…’ 싶어서 성관계를 피하기도 한다. 일단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방광이 자극되지 않도록 깊은 삽입이나 격렬한 관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성관계 전에 미리 배뇨를 통해 방광을 비워 관계 시 방광 자극을 최소화 시켜주고, 성관계 후에는 바로 소변을 봐서 방광에서 세균이 번식할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하여 염증을 예방해야 한다.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질환이 생기면, 여성들은 보통 남성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나 지금 어떤 질환이 있어서 오늘은 안 될 거 같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성이 얼마나 될까. 그 말을 이해해주는 남성이 또 얼마나 될까. 그러다 보니, 말로 확실히 표현하지 못하고 슬금슬금 남편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좋지 않은 생각이나 의심하지 말고, 오늘 밤은 진지한 대화로 한 발자국씩 서로에게 다가가보면 어떨까.
[김윤희 윤후여성한의원 대표원장]
출처 : 매경헬스(http://www.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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